[[정신현상학]] 서문 강독 59주차: 문단 57~58
정신은 자유롭다. 자기가 자기에 의거하여 자기의 내용을 만들어낸다. 정신은 자유로운 까닭에 스스로의 율동을 만들어낸다. 어떤 것에도 의존하지 않고 모든 내용을 자기로부터 산출해낸다는 점에서 Hegel이 제시하는 정신의 자유는 사실 신적 자유를 인간에게 적용한 결과일 것이다. … Hegel은 기본적으로 낭만주의적 태도를 가지고 있다. 그가 제시하는 절대적 정신 등의 존재론적 규정들의 경우 중세 스콜라 철학의 개념들로부터 혁신적으로 달라진 것을 찾기 힘들다. clear & distinct를 추구한 Descartes, Kant의 근대적 사유방식과 다르게 mystic한 측면이 있다.
Hegel 철학에서 개념Begriff는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1) 주체가 대상에 대한 현실적 지를 획득한 상태, 2) 아직 운동을 시작하지 않아서 그저 자기 자신에 머물러 있는 상태. 57-2에 나온 “개념”이 “하나의 선취된 단언 이상의 것으로 간주될 수는 없다”는 점에서 2)의 의미로 이해할 수도 있으나, Hegel 고유의 술어라기 보다는 ‘학적 방법의 본질적 내용’ 정도로 이해하는 게 좋겠다.
[필기전문읽기]
[[정신현상학]] 서문 강독 58주차: 문단 56
이석윤, [Hegel에 있어서의 사변의 본질] ([[철학]] 15집, 1981.) - 연말까지 필사하거나, 강독모임에 나오지 말거나.
Hegel은 앞서 “철학이 학의 형식ㅡ애지愛知라는 명칭을 벗어놓을 수 있고 현실적 지가 되려는 목표ㅡ에 더 접근하는 것에 기여하는 것은 내가 나에게 기도企圖하는 바”(5-2)라고 밝혔다. 애지는 진리를 관조(theoria)만 하는 태도이다. Hegel은 물자체를 내버려둔 Kant를 비롯하여 자기 이전의 모든 철학이 애지(philosophia)의 정신으로 관조(theoria) 만을 해왔다고 규정하면서, 정신의 사유로써 모든 대상을 개념적으로 파악하여 자기 것으로 만들어 현실적 지로 나아가겠다고 말한다. Hegel은 정신이 사유를 통하여 현실적 지를 획득함으로써 모든 대상을 전유할 수 있으며 그 지점에서 이론과 실천의 통일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니, 이것이 그가 제시하는 관념론의 야망이라 하겠다.
[[정신현상학]] 서문 강독 56주차: 문단 54~55
Kant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통하여 인식 주관이 대상으로 나아간다는 입장을 취하고, 12개의 범주를 지닌 능동적인 오성의 능력으로써 대상에 대한 판단을 구성하는 것은 대상이 아니라 주관임을 주장하는 구성설적 인식론을 정립함으로써, 관념론의 입장에서 존재와 사유의 합치 문제를 풀어냈다. Kant는 오성의 선험적(transzendental) 형식으로써 인식의 필연성을 확보하고자 하였으나, Hegel이 “주장하는 독단론”으로 규정하듯이 대상과는 무관한 주관의 형식만을 가지고 인식의 대상을 규명하고자 함으로써, 정작 대상 자체는 앎의 영역에서 제외하고 주관이 인식하는 현상만을 앎의 영역에 남겨두게 되어 존재와 사유의 합치에는 이르지 못하고 현상과 사유를 합치시키는 데에 머무르고 말았다.
“내용을 낯선 것으로 다루는 활동”은 물자체를 도외시한 채 오성의 범주들로써 존재를 규명하고자 하였거니와 범주 또한 연역하지 않고 그저 주장한 Kant의 “주장하는 독단론”을, “(존재자가 생성하는 과정에서 펼쳐보이는)내용으로부터 나와서 자기 자신에로 되돌아가는 반성”은 Hegel적 의미의 반성에는 이르지 못한 Kant와 달리 ‘직접지’로써 “단언하는 독단론 혹은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의 독단론”을 주장한 Schelling의 관념론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겠다.